마이니타이머 3
* 미리 적어둠: 광고가 아니라 리얼 내돈내산 콘텐츠임...단점도 솔직하게 적을 예정.
공부법은 수많은 공부법이 있지만 '시간관리'라는 측면에서만 생각해보면 가장 이름이 팔린 건 '뽀모도로'가 아닐까 싶다. 이른바 25분 일하고 5분 쉬는 방식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방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첫번째로는 내가 있었던 곳은 25분을 집중하기도 어려운 환경이 많았다는 점(특히 지금 직장 사무실은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두번째는 25-5 인터벌보다 100-20 또는 50-10 간격이 훨씬 집중력이 높았다는 점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벌 집중법'이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어쨌건 지금 말하려는건 이 뽀모도로 집중법이라는 목적이 아니다. 그를 위한 수단에 대해 좀 써볼까 한다. 보통 이 집중법은 시간을 재는 타이머가 필수다. pomodoro라고 치기만 해도 온갖 앱이 쏟아지고 쇼핑몰에도 뽀모도로라고 하면 온갖 타이머가 다 튀어나온다. 가장 유명한 상품은 timetimer라고 구글에서 프로젝트 할때 썼다는 그 타이머.
근데 이 타이머는 당연하게도 1시간 이상 설정이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심지어 뽀모도로 앱은 모바일 마켓에도 많은데 이 앱의 상당수도 1시간까지만 설정이 가능하다. 1시간이 넘어가면 색깔이 바뀐다거나 빨간색 크기가 다시 줄어들면서 설정이 된다든가 하면서 오히려 신경이 더 쓰이도록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애초에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우리 학교의 수업이 50분정도라는걸 생각해보면 1시간 설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것도 아니다만, 1시간 이상 설정을 원한 유저도 있을 법하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위 사진과 같은 타이머가 아니라 디지털 방식의 요리용 타이머를 쓰면 되긴 한다. ... 근데 아날로그 형태의 시계를 원했기 때문에 이건 나에게 해결방안이 아니었음.
그런데 나만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닌가보다. 미라이크라는 회사에서 이러한 룰을 깨고 24시간까지 설정가능한 탁상용 타이머를 펀딩받는다네? 그래서,
바로 질렀다. 내가 생각한 그 타이머였으니까. 일개 타이머가 6만6천원이었으니 쪼매 많이 비싸긴 했지만 그 당시의 나는 이걸 사야만 한다는 강한 끌림이 있었고 즉시 펀딩결제. 그렇게 해서 도착한 것이
요놈. 마이니타이머2(이하 마이니2) 되시겠다.
미리 말하지만 펀딩에서 설명한 것들이 틀린 건 아니었다. 24시간 내에서 앱을 통해 자유롭게 타이머를 설정할 수 있었고 건전지 타입이라는 것도 확인했다. 다만, 펀딩페이지의 게시판(커뮤니티)와 리워드 만족도 1.6이라는 점수에서 알 수 있든 몇가지 단점이 있었다. 혹시나 이걸 살 흑우들이 있을까봐 적어둠.
- 소음 문제
- 개인적으로는 이게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걸 살 때는 독서실이나 도서관처럼 조용한 곳에서 쓰는게 아니라 고성과 전화벨이 난무하는 사무실에 갔다놓을 예정이었기 때문. 하지만 이 마이니2는 '저소음'이라기엔 위이이잉 소리가 느껴질 정도로 모터 소리가 크다(시끄럽다 - 인지는 개개인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으니 보류). 특히 타이머를 맞추고 처음 시작할 때 빨간색 부분이 돌아가는 그 소리가 가장 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부할때 책상에 놓으려고 산 건데 독서실에 갔다놓고 쓰기는 힘들었을 것. 이게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다.
- 건전지 소모와 교환
- 게다가 건전지라서 충전이 필요없는 것까진 좋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소모가 심했다. 어느정도로 빠른지 측정한 적은 없지만, 체감적으로 우리가 아는 시계나 일반적인 공부타이머보단 훨씬 빨리 소모된다. 우리가 독서실에서 쓰는 타이머가 납작한 시계건전지 하나인데, 이건 AAA를 4개나 잡아먹음... 아니다. 사실 이것도 개인적으로는 용서할 수 있었다. 정말 용서할수 없는건 건전지를 교환하려고 할 때 뒷뚜껑이 정말로 잘 안열려서 6만6천원짜리 타이머를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로 빡치게 한다. 처음엔 나만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거 뜯다가 손톱이 깨진 이후 커뮤니티를 가보고 나만 빡치는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뭐하자는 거야 이거...
- 기타 문제들
- 사소한 문제지만 안에 뭘 넣었는지는 몰라도 두께가 상당히 있는 편이다. 앞면의 지름이 10cm인데 두께가 6.8cm니까(공식설명). 작은 수납박스만큼 두껍다. 넓은 테이블에 놔두려고 한다면 괜찮겠지만 좁은 책상이라면 아무래도 이 두께가 상당히 부담이 된다. 그리고 나만 그런 것 같은데 위쪽 버튼을 눌러 설정하면 (가끔씩) 타이머가 작동하지 않고 일시정지가 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건 원인이 뭘까...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타이머를 계속 이용했다. 우선 이 타이머가 '아날로그'였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앱으로도 비슷한게 있었지만 아무래도 폰을 계속 확인해야만 해서 집중이 많이 깨졌다. 화면 계속 켜둘 것이 아닌 이상 사용하기가 힘든 방식. 그리고 아까 말했지만 다른 아날로그 타이머는 대부분 1시간 이상 설정을 지원하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없다. 즉, 대체품이 없어서 이걸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메일이 왔다. 마이니타이머3가 나왔다네? 게다가 15% 할인쿠폰을 주겠다네? 이번에는 소음을 좀 개선했다네? 그리고 건전지를 갔다버리고 C타입 충전식으로 바꿨다고?
그리고나서 며칠 뒤,
이렇게 생긴 타이머가 도착했다. 이제 쓴 지는 약 1달정도 되었는데 그간의 소감을 간단하게 적어봄.
- 소음문제는 정말 많이 개선되었다. 아예 아무소리도 나지 않는 무소음이냐고 말하면 그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정도면 독서실에서 쓸 정도로 개선이 되었다. 아니 진작 이렇게 나오지 그랬어. 덤으로 처음 타이머 설정을 위해 색깔부분이 돌아가는데 이 돌아가는 속도도 정말 빨라졌다. 그리고 두께가 많이 얇아졌다. 마이니 2가 6.8cm였는데 마이니3는 4cm로 줄어들었다.
- 그리고 개인적으로 정말 빡쳤던 충전방식도 바뀌었다. 일단 C타입 충전식으로 개선이 되었고 타이머를 끄는 스위치가 뒷면에 추가되었다. 생각해보니 기존 마이니2의 건전지 소모가 빨랐던 것도 끄는 버튼이 없어서 그런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뭐 파는 회사 말로는 자동 절전이 된다고는 하는데 되는지 안되는지는 그닥 체감이 안되던...
- 그리고 앱 방식의 설정이 아니라 아예 기계 뒷면을 이용해 설정을 한다. 이것도 충전식으로 바꾸면서 뒤쪽 계기판을 만들 수 있어서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봄. 그리고 인터벌을 지원한다. 이 글 제일 처음에 적었던 '100분 집중 20분 휴식 2세트'를 직접 설정이 가능한 것이다. 내가 알기론,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적는 이 시점에서 타이머를 24시간까지 설정할 수 있는 인터벌타이머는 이것뿐이다.
그럼 장점만 있느냐? 단점도 몇 있다.
- 비싸다. 어떻게보면 가장 큰 단점일지도. 작성중인 현재(2021년 1월) 물건 자체가 품절되어서 살 수는 없는데... 살수 있었다면 1개 정가가 79,000원. 솔직히 말하는건데 펀딩자만 준다는 쿠폰 안줬으면 안 샀을지도. 게다가 배송비 3000원도 붙으니 실제 지불금액은 8만원이 넘는다. 물론 timetimer도 정품은 비싼데 그래도 저정도로 비싸진 않다. 아무리 유니크함이 있다고 해도 결국은 타이머인데 원래 기능을 생각하면 졸라게 비싼 아이템.
- 인터벌 설정시 '쉬는 시간'에는 타이머가 거꾸로 돌아가며 보라색 LED가 켜지는데 이게 상당히 헷갈린다. 이 문제는 마이니2에서도 그랬는다. 보통 다른 기계는 '작동중일때 LED가 켜진다'가 상식인데, 이 타이머는 이상하게 작동중일때 LED가 꺼지고 일시중지일때 켜진다. 계속 LED가 켜져있으면 집중에 방해된다고 생각했나? 그런거 같은데... 마이니3는 여기에 보라색 등이 쉬는시간 용으로 들어가서 이게 상당히 헷갈린다.
- 보통의 앱이나 PC용 프로그램은 시간을 설정할때 '시'를 설정하고 '분'을 설정하는데 마이니3은 이게 반대다. 분을 먼저 설정하고 '시'를 설정한다. 이 타이머는 왜케 반대로 설정하는걸 좋아하는 걸까...
- 나는 정상품이 와서 몰랐는데 제품 뽑기가 많이 심각한 모양. 후기를 보면 몇번이나 교환했다는 사람이 꽤 있다. 앞쪽 판 안쪽에 이물질이 끼어있다거나 잔기스가 있다는건 예사고, 심각한 경우는 원판이 삐뚤다거나 타이머 설정해도 판이 돌아가지 않는 문제도 있다는 듯. 가내수공업으로 만드시나...
- 그리고 개인적인 아쉬움이지만 마이니2에서, 그리고 다른 뽀모도로 타이머가 모두 가지고 있는 빨간 원색 색상이 없어졌다. 아니 7가지 색깔이나 만들 정도면서 근본 빨간색 하나 더 넣어서 8개로 팔아도 되자나요...
참고로, 안드로이드 앱 중에 마이니타이머처럼 보여주는 앱이 있긴 있다. 그리고 공부용이 아니라 운동/요리용 타이머를 찾으면 의외로 괜찮은 앱이 많음. 개인적으로 몇가지만 소개.
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gau.go.launcherex.gowidget.timer&hl=ko
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red.qap.circletimer&hl=ko
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hybrid.intervaltimer&hl=ko
결론: 마이니3가 마이니2보다 많이 좋아진건 맞는데 불량품 뽑기와 가격을 생각하면 강추할 정도의 아이템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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