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싸비님이 공통적으로 싫어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씹는다"는 표현입니다. 이게 어째서 생겨난 생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저같은 경우 몇시간을 잠수 탈 때도 있고 인소야쪽 채팅방에서도 비슷한 행각을 벌이는데 대부분은 채팅 내용을 보지 못하는(안하는게 아니라) 진짜 잠수를 탑니다. 그런데 왜 씹냐고 하면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요? '죄송합니다?' 라고 하기엔 - 생각해보면 제 잘못이 그렇게 있는 것 같지도 않고 그렇게 말하면 진짜 내가 미안해서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냥 제 추측인데, 메이플은 폭발적으로 많은 유저수에 비해 관련된 2차창작물을 만드는 사람의 비율이 극도로 낮습니다.(여기서 2차창작이란 에피/소설/만화/영상/기사 전부) 그래서 일부 사람들만에 유명해지고 이것이 미성년과 만나면 쓸데없는 우상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여기에서의 우상은 흔히 생각하는 스타의 이미지가 아닙니다. 스타의 이미지에 하나가 더 추가되는데 저는 그것을 '자신에 대한 응답'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사실 저나 긴유님이나 진짜 공적(또는 취미 게임과 관련된) 것과 관련되어 대답을 할 필요는 없지만 상대는 유명하니까 대답을 해 줘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들어가면서 대답을 강요하기 시작합니다. 아니, 그럼 연예인은 찌라시 기자들이 사생활이나 스캔들 질문하면 무조건 다 답해줘야 되는 건가요? 거기에서 발전하면 점점 자신의 사생활을 말해주거나 상대(그러니까 저)의 사생활을 알고 싶어하거나 의 하나로 흐르고 이걸 도중에 거부하면
저 위에 써진 글도 그런 측면에서 일어난게 아닐까 합니다. 아마 쓴 사람은 '무슨 말을 하건 나에겐 대답을 해 줄 것이다'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한 것 같습니다. 이게 "씹는"주의가 좀더 발전하면 '저 사람은 내가 어떤 짓을 하건 받아줄거야'라는 정도의 망상으로까지 흐르게 됩니다.
현실세계에서의 규칙으로 인한 억압을 인터넷의 우상화를 부르고 그것이 자신과 친밀하다는 자아망상을 일으켜 결국 악플과 도배라는 극단적 수단을 통해 현실세계에 의해 금지당한 욕구를 표출한다 - 는 어려운 문장으로 적을 수 있지만 요즘 듣는 수업으로 인해 이런 어려운 문장에 알러지가 생깁니다 ㅇ<-< 이런 말 자제해야겠슴.
아무튼, 이런 현상을 예방하려면 블로그 내에서 답글/규칙을 확실하게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바깥사회와 다른 곳이 인터넷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여기도 규칙이 없으면 깽판 되는 건 똑같거든요. 방명록에 달린 채팅처럼. 별개로, 여기는 모든 댓글이 아이피가 공개되기 때문에 아무도 글을 안적더군요. 뭐 보는 사람이 있으니까 적긴 하는데 이건 이것 나름대로 좀 슬프다능 ㅇ<-<
참 쉽죠? - 뭐가 쉽냐
덧-
저는 씹는다는 말도 싫지만 자주듣는 질문도 싫어합니다.
답변을 다 해주긴 하는데 어쨌건 싫어합니다. 왜냐면
똑같은 질문 좀 그만해라
100만번 들어보면 알 겁니다. 그게 어떤 기분인지.
군대간거 아니니었냐는 질문을 제대 후 9개월동안 1000번은 들은 것 같군요. 대략 그 정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