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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건은 제목 그대로입니다. 내용은 거의 유언장 수준.

사실 저번 달부터 정말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고민 중에 계속 제가 우울증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습니다.
처음엔 슬럼프인줄 알았는데 확실히 그건 아닌듯.
제 스스로가 그걸 자각했다는 시점에서 이건 슬럼프가 아닌 것 같습니다.

게임은 근 20년정도를 즐겼고 그 중 메이플스토리는 거의 7년동안 했지만
최근에 이런저런 쪼임을 당하면서 제 인생은 거의 근본적으로 부정당하고 있어요.
시발 넌 인생 헛살았어 ㅋㅋㅋ - 라고 도플갱어가 비웃는듯한 그런 느낌?

트위터 모임에 가면 저 진짜 돈 안되는건 잘해요. 라고 많이 그랬었는데.
그건 진짜입니다. 제가 한 것들은 정말로 돈 안되고 취업에도 도움이 안되는 그런 것이었어요.
내가 이런거 해서 넥슨에서 날 뽑아주는 것도 아니었고 딱히 일반인 수준의 돈이 벌리는 것도 아니었고.
주변에선 너 그런거 해서 취업은 하겠냐. 주위에 게임해서 죽은놈 있다더라. 등등
쪼임과 갈굼만 계속 당하고.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시발 장난해? 적어도 지금은 돈과 취업이 전부야.
꿈같은 소리하네. 이런 현실 속에서 꿈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뭐 아무튼......
그래서, 메이플스토리는 제가 망할때까지 지켜봐줄려고 그랬는데
지금 그 약속은 좀 지키기 어려울 듯 합니다.
딱히 정신병은 아니지만 제가 넥슨 직원이 되지 않는 이상, 계속 게임을 했다가
제 부모님이 저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게 아니라면 제가 극도의 우울증에 걸려 자살할지도 모릅니다. 요즘 거의 매일 울었거든요.
저도 살아야죠. 어쩔 수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실 더 일찍 접으려고 그랬는데 망할놈의 넥슨이 제 마음도 모르고 듀얼블레이드라는걸 내놓았어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여기까진 해주고 접자 - 싶어서 4일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그거까진 끝냈습니다.
공홈 보니까 고맙다는 의견이 많아서 조금 울었는데 그건 그거고 접는건 접어야...

접는 마당에 하고싶었던 말 두가지만 하고 끝낼께요.

ㄱ.
저는 팬사이트의 영향력을 믿습니다. 팬사이트의 내용이 틀리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넥슨 직원들이 실제로 모니터링의 결과로 일부 게임 시스템의 개선이 있었던 걸 자주 목격했습니다(밖으로 말을 안해서 그렇지).
하지만, 정말 수많은 사람이 게임을 하고 있는 이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 유저는 팬사이트 활동(글을 쓰는) 유저보다 쓰지 않고 눈팅만 하는 유저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팬사이트의 의견은 메이플스토리 전체 유저의 의견을 반영한다고 보기 힘드며, '글 쓰는 사람들만'의 의견으로 편중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부분무료(부분유료 아님) 게임 회사를 압박하는 방법은 모든 유저의 단결 하에서 불매운동을 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기성 언론을 통한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단결된 활동은 '팬사이트'라는 구심점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 팬사이트의 여론이 넥슨이 판단할때 '논리적 근거'와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게 된다면 넥슨이 과연 그 의견을 들어줄까요?
팬사이트에 글을 쓰는 사람들의 가장 큰 실수는 '팬사이트의 의견=유저의 의견'이라고 판단한다는 점입니다. 부디, 팬사이트를 넘어서 더 많은 사람이 평범하게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가정하세요. 그리고 그에 맞춰서 글을 적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글은 평등합니다. '일개 개인'이 쓴 글이라도 그게 팁이나 기사라고 여겨지는 것이라면 당연히 그에 대한 비판이나 조언도 겸허히 수용할 수 있어야 하고, 소위 '유명인'이 쓴 글이라도 그 글이 터무니 없다면 삭제 요청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듣도 보도 못한 유저가 처음 쓴 글이라도 그게 명문이라면 추천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국내 팬사이트도 이제 생긴지 몇 년이 넘었습니다. 그렇게 고착화되면 소위 신규유저의 글이 고정유저의 코멘트에 의해 묻히는 현상이 충분히 발생합니다. 모든 글은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ㄴ.
적어도 저는 게임 프로유저 - 라는 분야를 꿈꾸긴 했는데 이거 정말 가능성 없네요. 하지 마세요.
게임잡지 연재라는 것은 게임 잡지라는 것이 사라졌기 때문에 이제 가능성이 없는 것이고
팬사이트 활동은 팬사이트를 통해서 금전적 효과가 일체 발생하지 않는 봉사활동입니다.
가이드북 집필의 경우 일단 넥슨이 필자를 뽑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시공사 시절엔 자체 집필 능력이 없지만, 넥슨이 자체 출판을 하기 때문에 이제 그조차 필요없을거라 생각됩니다), 가이드북 원고의 경우 인세가 없습니다. 10권 팔리건 100만권이 팔리건 내가 받는 돈은 똑같다는 이야기.
블로그의 경우 광고수입 이외의 내용은 생각할 수 없는데 이 광고수입이라는거 한달 식비도 안됩니다.
취업은...알지?
이런저런 내용 빼면 이런 짓거리 하면서 늘어나는건 약간의 글쓰는 잔재주와 약간의 이름팔림 뿐인데
이름 유명해지는 거야 게임 접는 순간 사라지는 허망한 낙엽과 같은 것이고
글쓰는 잔재주는 취업할때 아무짝에도 쓸모없습니다. 포트폴리오로도 만들 수 없고 자격증도 없으며
이른바 '스펙'엔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이력서에 '팬사이트에서 글좀 썼음'이라고 써봤자...
저는 이 활동을 하면서 방송/책/잡지/블로그/유튜브 전부 건드려 보았고 영상 편집하는 잔재주나
그림판(+ paint.net) 기술, 기타 사람과 이야기할때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요...근데 아까 말했습니다. 저 요즘 인생이 부정당하고 있다고.
이런거 백만년 해도 이력서엔 한줄 추가되지 않는다는 거. 그게 진리인듯합니다.
더불어서 집에서는 넌 게임만 하고 취업은 언제 할래 이런 소리를 매일 들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하지 마세요. 제가 어디 취업이라도 되면 이런 소리 안하겠지만 저는 지금 찌질이 구직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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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인 이후 정리사항들
- 이미 적은 포스팅, 팬사이트의 기사는 지우지 않고 유지합니다. 블로그 주소도 안 바꿉니다.
- 캐릭터 안지웁니다. 몇몇 분들 적으면서 캐릭터 지우니까 그걸로 사기치는게 만들어진다고...
- 예전에 만들어두었던 카페는 순차적으로 게시물을 블로그쪽으로 이전할 계획입니다. 카페 내에 있는 아이템/몬스터 정보는 영구삭제하고 폐쇄할 예정입니다.
- 메이플스토리 뉴스클립 게시물은 유일하게 계속 연재됩니다.
- 이 블로그는 앞으로 좀더 재미없는 이야기들이 써질 예정입니다. 기대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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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도 글 길게 썼다고 아무도 안볼듯한 분위기.
그냥 아무도 기억못하고 쓸쓸히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게 최고인듯 합니다.
일단은 추억의 게임입니다. 제발 망하지 말아주세요.

앞으로 메이플스토리라는 것 때문에 쓸 시간이 없었던 좀더 다양한 이야기에 대해서 써보고 싶습니다.
특히 정치 이야기 같은거 말이죠. 명색이 정외과 학생인데 블로그에 정치 이야기는 없고 게임만 잔뜩...
그러니까, 블로그 오시는 분들은 계속 오시면 됩니다. 내용은 좀더 재미없어지겠지만요.

* 이 글에는 답글을 달지 않겠습니다.


대학로 모 카페에서 남김
-mazef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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