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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시간이 지난 일이라 떡밥이 푹 식어버렸네요. 이놈의 귀차니즘.
이직(@leejik)이라는 사람이 있다. 아마 베타뉴스의 대표이사인가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온라인에선 다 '님'인데 이런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이 사람이 현재 4000여명의 팔로잉과 팔로워를 가진 꽤 세력있는 축에 속한다는 사실이 아닐까 한다.(물론 트위터에서의 팔로워가 권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4000명에게 그 사람의 목소리가 전해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뭐든지 쓰기 나름)
어쨌거나, 이 사람이 어느날 이런 글을 올린다.
내용인 즉슨, (자기가) 트위터 유저 중에서 한국인 유저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은데 자료가 없다는 것. 사실 자료는 있다. oikolab에 따르면 이제 트위터 수는 20만을 넘어갔고, Tweetrend에서는 11만명이라고 하는 통계가 있었다. 물론 어떤 곳에서는 55만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160만이라는 통계치도 본적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트위터 이용자가 이만큼 많다는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드므로 패스.
정확한 자료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이 사람은 아래↓의 글을 트위터 공식계정(@twitter)에 보내서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하는게 어떻냐는 제안을 한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글을 잘 보자. 글에 써진 영문을 다시 옮겨 보면
I want to know how many korean people are using twitter. Please let us know.
'나는 트위터를 이용하는 한국인 사용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고 싶다. 가르쳐 달라'
'나는 트위터를 이용하는 한국인 사용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고 싶다. 가르쳐 달라'
해석하면 저런 정도이다. 여기서 '나(i)'의 의미가 문제인데,
이걸 쓴 분은 분명 이런 의도로 썼을 것이다.
leejik을 포함 많은 사람들이 트위터 한국 이용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고 싶어하니
→자료 공개를 해줬으면 좋겠다.
→자료 공개를 해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 내용은 리트윗(RT)을 거치면서 사람들에게 이런 내용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트위터 회사가 트위터 한국 이용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고 싶어하니
→해당 내용을 RT로 날려서 내가 한국인이라는 표시를 해 달라.
→해당 내용을 RT로 날려서 내가 한국인이라는 표시를 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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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샷을 찍을 당시
컴퓨터 2GB인 메모리 점유율이 97%까지 도달했었다[...]
이렇게 내용이 와전되어 이해되면서 RT의 속력은 불이 붙고 해외까지 퍼지게 되면서 약 2시간만에 1000여건 이상의 복사 트윗이 생기게 된다. 트위터는 워낙 그물같은 곳이라 이정도만 퍼져도 대다수의 사람은 이 글이 넓게 돌아다니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그 중의 몇명이 결국 찾아내고 만다. @twitter 계정을 아무리 찾아봐도 앞서 말한 그 영어 문장이 없다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이직이라는 사람이 마치 트위터가 글을 쓴 것처럼 꾸며서 수많은 사람들을 낚았다'식으로 결론이 내려진다.
그래서 그 화살표는 leejik이라는 사람에게 돌려진다. 당연히 leejik은 절대로 그런 의도로 쓴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라는 트윗을 올리지만 이미 자기 트위터에 대한 이미지는 손상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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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을까?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해볼때 @twitter라는 단어가 이상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단 여기에 대해 알고 싶다면 RT가 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데 거기에 대해서는 미리 적어둔 글을 참고하도록 하자.
예를 들어보자. 만약 트위터란 계정에서 글을 썼다면 인터넷에서 볼때 아마 이런 느낌일 것이다.
twitter hello world
이 글을 리트윗하면 (어플리케이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구조가 된다.
RT @twitter hello world
이런 식으로 표시된다. 즉, 쓴 사람이 앞에 골뱅이가 붙어서 문장 앞에 붙는다는 소리.
여기에서 RT라는 글자는 뒤쪽의 글이 원문이라는 표시. 영어로 하면 from 정도의 뜻이 된다.
따라서 아까의
무한 RT 요망 @twitter I want to know how many korean people are using twitter. Please let us know.
라는 글은
무한 RT 요망 (to) @twitter
I want to know how many korean people are using twitter. Please let us know.
I want to know how many korean people are using twitter. Please let us know.
이런 식으로 읽을 수도 있지만(이게 원래 글을 쓴 사람의 의도이다.)
무한 RT 요망
(from) @twitter I want to know how many korean people are using twitter. Please let us know.
(from) @twitter I want to know how many korean people are using twitter. Please let us know.
라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리고 충분히 그렇게 오해를 살만한 구조와 글이었다.
그러니까, 이번 일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하려는 쪽은 절대 낚시를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고(그 이전이후의 트윗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오해를 한 쪽은 오해를 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이런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 문장을 RT해달라'고 하기 전에 RT용 문장을 완벽하게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실종/수혈 관련 RT가 있는데 일부 트위터 사용자 중에서 여기에 '날짜'를 표시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급한 내용이라 글을 쓴 날짜가 적혀저 있지 않아서 이미 해결이 난 일인데도 불구하고 RT와 연락이 계속 오기 때문. 경우가 약간 다르지만 이 사건도 RT에 대해 생각해볼 점이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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