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기획팀님하고도 인소야닷컴 챗방에서 주절거린건데 좀더 이어서 써 봅니다.
지금 넥슨은 우리한테 무슨무슨 보상을 해야 된다 하긴 하는데
그 보상, 과연 어느 정도가 되어야 만족할 수 있을까요?
뭐 자물쇠 무료화나 기타 캐시템 메소로 살수 있게 해달라는 소리가 있습니다.
지금 제 생각에는 이게 가장 현실적이라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걸 플포, 인소야, 인벤, 메공카 등의,
즉 팬사이트에 속하지 않는 수많은 유저에게
'이번 개인정보로 인한 유출에 대한 [보상]으로 자물쇠 무료화 등등을 하기로 했습니다'
라고 넥슨이 발표한다면 그걸 과연 [보상]으로 인식할지 모르겠습니다.
굳이 따지라면 보상이라기보다는 [후속조치]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사행성 아이템에 대한 제재를 가한다고 해도 이것 역시 [보상]과는 거리가 있다고 봅니다.
즉, 이건 '보상'이라는 뜻을 가지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금전적/상품관련 보상이 있을 수 있는데
모든 유저에게 주는 금전적 보상은
넥슨이 줄수 있는 최대한도의 액수를 준다고 해도
1800만명의 회원에게 모두 줘야 하는 겁니다.
제가 농담삼아 민번이 1인당 10원쯤에 팔린다니까 10캐시씩 주지 않겠느냐 하는데
그래도 1800만명이면 1억 8천만원을 뿌려야 하는거고
유출된사람만 쳐도 1억 3천만입니다.
100캐시씩 주면 132억이고 1000캐시면 1320억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1000캐시만 준다는 가정을 해도
넥슨은 연매출의 1/10을 보상금으로 주는 셈인데
유저 입장에서는 그렇게 털리고 보상금이 꼴랑 1000캐시니까 싼 캐시템 한개 값이죠.
둘다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유저에게도, 회사에게도 절대 좋은 방안이 아닙니다.
그럼 메소나 게임아이템을 보상으로 줘야 하나요?
여러분이 가장 잘 알 겁니다. 지금 메이플의 물가가 얼마나 올라가있는지.
이 상황에서 돈이 더 풀리면 물가는 더 올라갑니다.
여러분은 그냥 100만메소쯤 받겠죠.
하지만 이렇게 되면 아이템 값들도 100만메소씩, 또는 그 이상이 올라갑니다.
아니면 특정 이벤트를 열어 현재 게임을 즐기는 사람에게만 뭔가를 줄 수 있는데
이건 참여 못한 사람들의 불만이 폭주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핫타임때나 별별을 생각해보시길)
그렇다면 게임 내에서의 무슨 이득을 주는 방법이 있는데
이 경우 '내 개인정보가 그대로 빠져나갔는데 겨우 보상이 이거냐' 할 가능성이 높죠.
사실 이건 2배, 심지어 8배까지 올라갈 정도로 경험치 이벤트를 너무 많이 해서 그렇습니다만...
아무튼 이 경우도 적절한 해결책이 아닌 듯 합니다.
물론 지금 넥슨은 수사결과가 나오면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1300만명이라는 벽이, 국내에서 2번째로 큰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점이
넥슨의 발목을 잡고 늘어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휴면계정이랑 평소에 안하던 사람 최대한 뺀다 쳐도 최소 백만대의 인원인데
이를 가장 만족시킬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넥슨 입장에서는 이 불씨를 끄지 못하면 겨울방학이 ㅈ망되는 수준인데
보상을 하자니 어느 방법도 다 지금의 여론 상태를 바꾸기 힘들 것 같네요.
과연 최선의 보상 방안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그럼 보상이 필요없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적어도, 이번 메이플스토리 개인정보 유출은 넥슨의 보안 문제로 발생한 것이므로
유저가 스스로를 비판할 필요가 없습니다. 쫄지 마세요.
단, 지금 각종 팬사이트와 블로그 카페, 그리고 공식홈페이지와 넥슨홈에 달린 댓글은
아까 위에서 쭉 말한 것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그 방안들이 어떤 결과를 부를지에 대해서는
역시 위에 다 적어놓았습니다.
저는, 좀더 장기적으로 상황을 봐 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아마 넥슨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나오면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발표할 겁니다.
거기에 나오는 얼마에 이득에 만족하다가 또 털리면 또 욕하실 건가요?
이번 기회에 넥슨의 보안정책을 제대로 뜯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메이플스토리 계정은 게임 계정과 넥슨 계정의 2중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번 셧다운제때 넥탈계정이 전부 셧다운제를 당했던 건,
근본적으로 이 2중구조에 원인이 있습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넥슨 홈페이지와의 연동,
보안구조에서도 상당한 방해요소가 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계정 1개를 관리하는 것과 2개를 따로 관리하는 것의 차이니까요)
이 기회에 메이플스토리 계정과 넥슨계정의 통합 문제에 대해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됩니다. 당장 안된다면 내년에라도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메이플스토리 내부에 남아 있는 개인정보는
넥슨으로 이전된 뒤에 전부 폐기 조치를 취해야죠.
셧다운제나 등급제때문에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을 넥슨으로 옮기는 조치만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메이플스토리 안에는 개인정보가 있을 까닭이 없으니 폐기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또 이번 기회를 계기로,
보안 관련 아이템은 무료화 내지는 게임머니로 구매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 비번 변경 캠페인을 보면 자물쇠를 최대 30개까지 받을 수 있는데
지금 메이플의 장비 종류는 약 20종류입니다.
게다가 고렙분들께선 무기나 방어구를 1개만 들고 다니는 경우가 없지 않나요?
그런걸 고려하면 30개는 정말 부족한 숫자입니다.
그 뒤부터는 또 현금 지급하고 가야 하는데 그럼 지금 상황과 비교해 달라지는게 없습니다.
보안 관련 내용이 들어간다면 자물쇠를 게임머니를 통한 구매 형식으로 바꿔서
언제든 자신의 아이템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하며
이와 동시에 해제 과정도 자신이 원하는 때에 풀 수 있도록 개선 조치가 필요합니다.
이미 큐브라는 악마의 캐시아이템으로 아이템 체제를 개판으로 하면서
동시에 천문학적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런 사고까지 생겼는데, 비밀 번호를 바꿔도 불안한 이 시기에
이거 하나 못해준다는건 말이 안됩니다.
아마 이 외에도 작업장에 대한 철퇴,
해킹 피해자에 대한 복구 문제 등
보안관련 떡밥은 많습니다.
보상. 당연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어떻게든 뭔가 받아야 하겠다면 그건 틀리지 않습니다.
다만, 너도나도 보상을 받아야 하겠다고 하면
이 와중에 정말 중요한 것들을 까먹게 됩니다. 잊게 됩니다.
넥슨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은 분명 넥슨의 잘못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 개인정보(특히 주민등록번호)가 왜 포함되어 있었어야만 했느냐에 대해서
조금만 더 생각을 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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