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그러니까 일단 방송을 본 소감을 말하면.
나 저런 놈이었냐
이하 생략.
1.
넥슨에서 전화가 온 것은 1월 6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제가 집에 돌아온 날이 토요일이라는 건 기억나니까 아마도 5일 맞을 겁니다. 전화가 오더군요.
"거기 ---씨죠(이걸 가리는 이유는 순전히 내가 내 이름을 적는다는 자체가 쪽팔려서"
"예 그런데요"
"여기 넥슨이거든요"
"예에----?"(좀 씹었다고 계정정지라도 먹이려는 건가!)
"요즘 하고 있는 온라인특공대 아시죠?"
"예"(아니구나)
"거기 나올 사람을 찾고 있는데...(약간 머뭇)... 출연하실 의향이 있으신지요?"
"예에----?"
---쪼까 생각---
"근데 그런 프로그램은 보통 고레벨로 하잖아요."
"그렇죠. 근데 방송에 잘 나가려고 하질 않아요" (본인은 이해가 잘 안가는 내용)
"뭐 하는 건데요"
"그냥 나와서 대결하는 겁니다"
이쯤에서 그만둘수도 있었지만
"이기면 상품이 주어지는 겁니다"
"상품요?"
"네"
"뭘 주는데요?"
"플스나 엠피스리..."
"플스요?"
"(당황하며)예;;;"
...이거?
그래서 바로 답했습니다.
"가겠습니다"
종료.
나머지는 일정에 관한 거라 생략.
2.
1월 7일 금요일 오후 2시쯤. 한가롭게 메이플을 하고 있는데 처음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오더군요.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온게임넷 온라인특...(생략)...스토리 작가입니다"
"예;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상당히 머뭇)"
"예"
"죄송합니다만 3화 녹화일이 내일이거든요;;;"
--- 2. 48 초간의 정적 ---
에에에에에에?
"(황당)아니 전화는 어제였잖아요. 근데 무슨 녹화를 다음날에 해요."
"그게 회사쪽하고 저희 쪽하고 맞지가 않아서 늦어졌습니다"
"전화는 다음주나 다다음주에 한다고 했는데?"
"...죄송합니다. 저기 혹시 안되면 다다음주로 미루셔도..."
잠깐.
지금 오후 2시쯤 되는 시간. 서울 가는 길도 빨라졌으니까 일단 오늘 안에는 무조건 도착할 수 있지 않은가. 더군다나 내 인생에 있어서 '미뤄서 성공한 일'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잖아.
"자자자, 잠깐만요. 지금 집에 부모님이 안 계시거든요. 일단 갑자기 나가는 거니 물어보고 결정하겠..."
"예, 그럼 제가 30분 뒤에 전화를 드리겠습니다"
"예"
통화 종료.
30 분 뒤에 저는 서울행 버스에서 다시 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집떠나면 고생.
3.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포항의 큰(강조) 서점에서는 작년에 제가 심하게 맛들렸던 NTnovel을 단 한권도 팔지 않습니다. 서울에 간 건 이런 목적도 있었죠.
어쨌거나 최근 개통된 포항-대구 고속도로 덕분에 무려 평소 시간보다 40분이나 일찍 도착. 그래도 현재 시간은 8시를 막 넘긴 시각. 저녁따윈 필요없으니 패스. 바로 옆에 붙어있는 영풍문고에 가서 책 2권을 낼름 잡았습니다.
방송나간다고 나가서 책이나 읽고 왔냐고 물으신다면 - 사실입니다. 저는 서울 올라가서 이거 2권 읽다가 끝났습니다; NT노벨 재미있습니다. 소설에 관심이 없거나 텍스트문서를 싫어하시는 분이라도 중간중간 일러스트도 있으니 지루해하지 않고 읽을 수 있으실 겁니다.
책을 산 뒤의 문제는
잠
어디서 잔다냐...고민하다 결론을 내렸습니다.
날 새자
제가 알던 모 동네 게임방에 가서 그대로 밤 샜습니다. 게다가 게임방을 나온 시간도 너무나 이른 새벽 6시. 너무 잠이 와서 추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지 않으면 그냥 엎어져버릴듯 했습니다. 저는 집에서나 게임방에서나 따로 하는게임이 바뀐다거나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하던 게임을 계속 합니다. 무슨 게임을 하는지는 이 블로그를 계속 본다면 대충 감을 잡았으리라 봅니다.
4.
6시에 나와서 서현역이란 곳에 도착하니 이미 7시. 해가 뜨고 있어요. 아아, 21년만에 새해 해를 (날 새서) 본 사람이 이런 곳에서 이런 상황에 뜨는 해를 여유롭게 바라보고 있다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8시쯤에 다시 그 작가분(여자)께서 전화를 하시더군요. 역 쪽에서 만나서 가볍게 인사하고
"아침 안 먹으셨죠. 일단 뭐라도 먹으면서 이야기하죠"
...헉
나 5시쯤에 사발면 먹었단 말이야...라고 속으로는 외치고 있었습니다만, 부탁을 왜--엔간해서 거절을 못하는 소심한 성격인지라 따라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들어간 곳은
우동
아아, 차라리 날 죽여줘.
그때 이야기하면서 알았는데 '아르바이트'라더군요. 하긴 잡지 필자 아르바이트도 있으니 방송작가 아르바이트도 있겠다 - 하고 합리화시켰지만 내심 놀랍습니다. 방송 펑크나면 아르바이트는 자동해제가 되는건가 같은 망상을 잠깐 했었죠.
"저도 이거때문에 키우고 있는데 이제 2_(생각안남)정도에요"
"이 나이에 처음 한 사람이 그정도 한거면 대단한거죠"
"그쪽은 레벨이..."
"66입니다. 요즘은 이거도 중렙이죠"
(생략)
"온라인특공대는 본적 있으시죠"
"이터널시티밖에 기억안나요. 왜 이상한 사람이 회상같은거 하는거"(당시엔 진짜 그렇게 보였다)
"메이플은 본적 없으신가요"
"VOD가 안올라와서;"
"그거 작업하고 있을 거에요. 금, 이거 메이플스토리편을 2회 했잖아요"(당시에는 2회방송까지)
"예"
"지금 시청률 1위에요"
"...예?"
"1위"
헉
"스타 포함해서?"
"예, 스타리그 시청률보다 높아요"
"...뭐라고 표현해야 하죠;"
"(웃음)"
"뭐 그러고보면 이거 관련상품이 많은데 만드는 족족 히트를 치는건 사실이거든요. 예로 책이라거나"
"아 그거요"
"5권까지 나왔는데(당시 6권이 있었는데 나왔는줄 몰랐다) 나오는데로 10만부 넘기면서 아동부문 1위 먹었잖아요." (내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으나 사실이다. 계속 1등 했다)
"그래요?"
(생략)
"메이플스토리를 보면 100문100답이 있는데 거기에 보면 '이 게임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이 있거든요. 거기다 뭐라고 적어놨냐면"
"예"
"'각종 사회악을 다 느끼게 해 준다'고 썼습니다"
"(웃음)"
"근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게임을 __나 욕하면서 이 게임을 하는거 보면 뭔가 있기는 있는 거 같더군요"
"흐음"
"뭐라고 해야 하지, 어쨌거나 적어도 초등학생들중 대부분이 .. 레벨이 얼만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캐릭터를 가지고 있거든요. 아마 아무 곳이나 가서 '메플 캐릭터 있는사람'하면 분명 한두명을 빼고 다 들어요"
"예에"
"그런 걸 보면 이건 게임에 채팅기능이 달린게 아니고 채팅프로그램에 게임이 달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거든요. 저한테 친구등록하는 사람들 보면 반 친구 이름도 막 불러요."
"아아..."
"자발적인 커뮤니티가 아니었다면 예전에 망했을 겁니다"
"저도 게임을 하면서 보니까요. 확성으로 계속 친추니 확성이니 계속 보이더라구요"
"예"
"그래서 갔더니 계속 뭘 뿌리더라구요. 결혼식이라면서..."
"그냥 하면 안 오잖아요"
"...아, 그렇네요!"
"근데 이 회사 어리한게 그런건 제대로 지원 안해주고 꼭 이상한 패치만 해요. 이상한(강조)"
내가 말했지만 조금 껄끄러웠음;
이래서...우동은 끝내 다 먹고(아아, 토할거 같아) 온게임넷 회사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기억해야 합니다.
현재까지 수면시간 0분.
...
나머지는 2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