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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중. 7쪽을 써내야 하는데 아직 4장밖에 못 썼다. 이번 달에는 패키지니 90템이니 탐지기니 해서 패치 당시가 될 때에는 '이번 달 마감은 무난히 끝내겠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8쪽은 무리없이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최근 1달동안 살이 2kg나 빠져서 53kg. 타자를 칠 때는 손등의 혈관이 뼈를 가끔씩 때려서 아플 때도 있다. 입술이 부르튼 것도 2주 넘게 치료가 되질 않고 있다. 최근에는 복통 증세도 심해졌다. 어려서부터도 해를 싫어했지만 요즘은 양달에 나가고 싶지도 않아진다. 젝일. 죽을 때는 자연사로 죽거나 술쳐먹고 자살하거나 둘중 하나가 되고 싶었는데. 병으로 죽고 싶지는 않다. 특히 스트레스.

누구의 탓이라고 묻고 싶지도 않다. 누가 확실하게 잘못하지도 않았다. 어쩌다보니 상황이 이렇게 된 거다. 하지만 딱 집어서 누구의 탓이라고 여기에 쓴다거나 당사자에게 묻는다고 하면

내가 뭘 잘못했는데

니가 잘못했잖아ㅋㅋㅋ

라고 할 거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그래서 내가 잘못했다는 거다.

그래서 내가 죽일 놈이라는 거다.

말도 안되는 내용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뭐가 원인이길래.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한다. 당연한 사실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행복과는 거리가 멀도록 누군가 조작을 하고 있기라도 하나보다. 날때부터 목이 길어서 지금도 길을 걷다보면 사람들이 쳐다본다. 아마 죽을때까지 이 목때문에 인간관계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목을 찌르면 줄어들 수 있을까도 생각해본적 있다. 별명도 많이 붙었다. 한 30개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동물따위가 아니라 인간의 이름으로 불리고 싶었다. 결국 그 패거리와 열심히 싸웠지만 지고 말았다. 중2때 나는 학교 3층 난간에서 홧김에 뛰어내리려다 담임한테 잡힌 적이 있다. 생명의 은인이다.

고등학교때는 지금 이 홈페이지의 또 다른 주소인 mazefind.ez.ro를 어떤 인간들이 선점해서는 '손지훈 이 자식은 알 수 없는 놈이다. 괴물이다.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라는 말들을 써 놓곤 내 증명사진에 낙서까지 해서 올렸다. 내가 어느날 점심을 먹고 학교에 돌아왔을때 전교의 교실 뒤편에다가 그 주소가 적혔있었다.

그 다음날 그 홈페이지의 카운터는 1000이 넘어가 있었다. 다음날 저녁 학교급식을 먹고 학교로 통하는 내리막길을 통해 걸어가고 있을때

'저 사람 홈페이지에서 봤던 사람 아니가?'

그 말을 한 사람은 1학년이었다. 내가 아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날 밤 나는 새벽까지 소리도 못내고 울었다. 도대체 이게 뭐냐고. 내가 뭘했는데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데.

그 때 베란다가 보였다.

12층이다.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여름철답지 않게 바람이 불고 있었다. 이런 기분인가. 이제 떨어지면 다 끝나는 건가. 창문을 열고 가슴까지 내밀었다. 그 순간 바로 그 순간에 내가 여기에서 죽으면 결국 그 인간들에게 굴복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복수는 더 열심히 살아서 그런 새끼들과 나도 똑같아질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러니 어떠한 순간에서도 죽음을 선택할 수는 없다.

1초도 되지 않는 그 생각이 나를 구했다. 하지만 악몽은 여전했다. 사나흘동안 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야 했고 온갖 뒷다마를 그냥 다 듣고 살아야 했다. 눈물이 잠자리를 적셨다. 4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마지막에 나는 그 홈페이지를 만든 사람들 중 하나의 목을 진짜 진지하게 조르면서 같이 죽자고 했다. 문제는 해결되었다. 지금도 그때의 일을 꿈으로 꾼다. 자다가 몸부림치며 깨면 아직도 그 때의 베란다가 떠오른다. 그 3일은 내 평생동안 가장 죽음에 근접한 시간일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그 이후 내가 열심히 살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그랬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다. 적어도 나는 어떤 상황이 있어도 죽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 때의 상황보다 나았어.

그러니까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니까 해야 돼.

그 일이 있은 이후의 4년은 살고 싶어서 살아있는게 아니었다. 살아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정말로 죽고 싶다는 생각만큼은 하지 않았다. 잠깐 들었다고 해도 금방 잡념이라 생각하고 물리쳤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진 하루에도 몇번이나 울었는데 그 일이 있은 후에는 거의 울지 않았다. 그 때보다, 그 최악의 3일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메이플스토리를 시작했다. 그 곳에는 나를 놀려먹는 사람도, 무시하는 사람도 등쳐먹는 사람도 없었다. 얼굴 생김새가 있다고 놀리는 사람도. 내 컴플렉스를 힐끗 쳐다보는 사람도 없었다. 나도 사람들에게 욕을 안 먹기 위해서 내 나름대로 최선의 글을 썼다. 나를 살아남게 해준 보답이 그 글이다. 최대한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글. 욕을 먹지 않을 수 있는 그런 글. 결과적으론느 피해망상과 좌절의 결과물이었지만 나는 그걸로도 만족했다. 내가 지금 살아있는 몇 안되는 이유중의 하나가 아니었는가.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늘었다.

그러니까 살아야 한다.

내가 살아야 하는지는 중요한게 아냐. 무조건 살아야 돼.

그 사람들에게 나는 살아있다는 살아야만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나는 살아서 글을 써야만 한다.

그렇게 생각했다.

눈물이 난다.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다. 그냥 저러다가 갈 거라고 생각했다. 이 곳은 원래 1회 방문자가 많은 곳 아니었는가. 정도가 지나친건 아니냐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4년 전이 기억나지 않냐는 글을 보고 말았다. 그 순간 온갖 안좋은 기억들이 모두 기억나고 말았다.

나는 역시 이런 좌절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건가.

누군가 나의 삶을 조정하고 있고 저 사람도 분명 그 중 하나겠지.

역시 나는 이 상처를 씻을 수 없어.

왜 하필이면 4년이냐. 몇년 살지도 않은 인생 중에서 하필이면 가장 어두웠던 기억을 끄집어내려는거야. 그만해. 살려줘. 제발. 부탁할께. 나는 아직 살아야할 이유가 있단 말이다. 이런 미천하고 모자란 나의 수준 이하의 글을 보면서도 나를 미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칭찬까지 해 주었던 그런 셀 수 없는 정도의 사람들. 나에게 살아가는 이유를 1개 더 늘려준 그런 사람들에게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도 이 글을 보기 위해 살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그런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그 때의 그 인간들한테 보여주면서 그 때를 영원히 잊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는데.

그런 거였는데 도대체 왜 어째서 무엇 때문에

...눈물이 턱까지 흘렀다. 나는 살아야 할 이유를 위해 필사적으로 글을 쓰는데 상대는 그런 나를 보면서 너는 살아야 할 이유따윈 없다고 말하는 듯 하다. 그런 거구나. 나는 역시 안되는 거구나.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 사람들은 나를 살 가치가 없는 인간으로 보는 거구나. 나는 죽어 마땅한 놈이구나.

아직도 살고싶다는 기분이 드는 건 어째서일까. 눈물이 이렇게 나면서도. 지금 당장 칼로 손목을 긋고 싶은데도 끝까지 살아야 한다는 느낌이 드는건 나를 더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려고 하는 많은 익명의 사람들의 저주일까. 그런 것일까.

이제 그만 울어야 하는데 멈추지 않는다.

내가 당장 내일 교통사고로 죽는다고 해도 내 마지막 글이 될 수도 있는 이 원고를 마치고 죽어야 하는데. 그래야 마지막까지 그 사람은 처절하게 살아남으려고 했다는 것이 증명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라도 써야 하는데 섯불리 원고에 글이 가질 않는다. 왠지 저걸 다 쓰면 나는 정말로 무슨 이유에서건 죽어버릴 것 같다. 죽음에 2번째로 다가서고 그 어둠의 3일 밤에 가장 다가선 것 같은 오늘 밤을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넘겨야 하는가. 무슨 생각을 해야 내일 해를 볼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해야 이 미완성된 원고를 미치지 않고 사람의 정신으로 끝낼 수 있을까.

기적을 바라지는 않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 내가 죽으려 할때 말려줄 그럴 사람이 ... 없구나. 내가 오늘 적어둔 그 암호를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오늘 밤은 무사히 넘겼으면 좋겠는데 이런 일까지 겪으면서 그 사람들에게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려줄 이유도 찾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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