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 전에 - 아래 이어지는 내용은 개인적 의견임을 밝힙니다. 가급적 퍼가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설마 이런 글을 퍼가겠냐 싶겠지만.
#1
일단 하나 짚어두고 시작. 패치정보를 다루지 않는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경험치 패치는 이미 여러번 시도가 되었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최근의 시도는 이겁니다.
대략 1월쯤의 내용입니다. 여기서도 쩔을 받는쪽의 경험치를 반토막내는 내용이며 이번 본섭패치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참고로 이번 패치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읽어주세요.
저 위의 2009년 1월때에도 상당한 반대가 있었습니다. 넥슨 내부에서 무슨 논의가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는 건 실패했다고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본섭 패치는 불발로 끝난 거구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본섭패치는 정말 쥐도새도 모르게 한 겁니다. 타이밍을 잡은거죠
- 일단 아란마을, 퀘스트와 함께 패치를 집어넣음. 관련 패치때문에 경험치 문제에 신경쓸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 테스트가 목적이었겠지만 기존 테섭경험치에 4배를 곱한 엄청난 경험치 속에서 쩔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테스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 그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랭커'를 테스터로 삼는다는 조건을 내걸어 쩔을 할만할 상황을 미리 제거해버렸다. 굳이 쩔을 할 필요도 없는 레벨업 속도였지만 내가 저 인간 쩔을 해주면 나에게 불리하다는 심리를 매우 적절히 이용한 케이스라고 판단됨.
물론 이것이 아닐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너무 기막힌 타이밍입니다. 넥슨 입장에서 좋게 말하면 이제 본섭패치를 했으니 이 문제는 논의할 것도 없다 - 겠지만, 반대로 저 경험치 패치를 제대로 테스트한 건 맞나? 하는 의문점이 듭니다. 물론 1월 테섭패치와 7월 패치는 세부수치의 변동은 있겠지만 쩔을 받는 사람의 경험치를 반토막낸다는 건 동일하죠. 뭐 그런 주장을 펼친다면 나도 할 말 없고.
#2
사실 저는 비숍을 키워본적이 없고(딱 1번이었는데 그때는 제네가 없었습니다), 파티사냥도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님의견은 어떻냐능? 이라고 물어도
이런 표정밖에 못지어요. 다만, 저는 이런 비유를 들고 싶거든요.
요즘 신문에 나오는 비정규직법이라는 건 원래 2년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면 안될까나 하는 내용의 법률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분들이 여러분들의 부모님일 수도 있으니 이분들의 실상에 대해서는 더 이야기하지 않을께요. 그런데 이 법이나 대략 2년동안 표류하다가 이제 계약 만료의 순간이 온겁니다. 한나라당은 이걸 좀더 연기하자고 하는거고 민주당은 이런 한나라당의 주장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제 하나 화두를 던지면, '쩔'이라는 문화가 정상인가요?
여기에 대해서 '비정상'이라고 말한 분은 이번 패치를 반대하면 안됩니다.
물론 현실적인 부작용은 여러가지가 있을 겁니다. 대표적으로 격수-프리의 1:1파티시스템도 무너지게 된다는 것. 그 외에도 비숍및 저렙층 이탈 등등 해서 꽤 있을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쩔이 계속 유지되어야 하는가? 이렇게 물으면 또 아니오라고 대답하겠죠.
이번 쩔 패치는 그야말로 '많이 때린 사람이 많은 경험치를 받는다'입니다. 뭐 비숍이 망하고 격수도 같이 망하고 하는 패치로 정의를 하면 안됩니다. 여러분은 자기가 남들보다 덜쳤는데 경험치 더 많이 먹으면 그건 용서할 수 있습니까? 능력에 따른 분배를 따진다면 결국 업데이트는 언젠간 되어야 할 성격의 것이었습니다. 단지 시기가 매우 이상할 뿐. 지금 팬사이트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이 전제에는 동의를 하고 가야합니다. 이 경험치 패치는 결국 이루어져야 할 목표라는 것에.
#3
그래도 뭐라 할 사람이 있을 겁니다. 사실 저는 그 사람들 싹다 접는다고 해도 별 감흥이 없습니다. 어차피 접는 비숍이거나 쩔과 관계된 사람일텐데 비숍은 메이플상에서 너무 많습니다. 상당수가 접어도 많을 겁니다. 비숍이 꼭 필요한 순간도 있다는걸 생각해보면 지금 많은 사람이 비숍을 접어줄수록 남은 비숍에게는 이득입니다.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니까요. 너도나도 모시려 할 겁니다. 쩔로 벌어먹고 살던 사람이라면 ... 걍 꺼지라 그래요.
나름에 논리를 들면서 다시 경험치 분배비율을 원래대로 돌리자는 분도 있을 겁니다. 아니 꽤 많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들의 반대이유에 대해서는 태클을 걸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그 해결방법에 있어서 눈쌀이 찌푸려질수밖에 없네요.
- 쩔이 정상적인 행위는 아니지만 이를 조정할 경우 많은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러니까 비율을 원래대로 돌려 연기해야 한다.
- 비정규직이 정상적인 직업이라 볼수 없지만 이를 정규직화할경우 많은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류해서 좀더 시간을 벌어야 한다.
이것의 차이점이 뭡니까? 결국 숙제 미루자고 징징대는 텔레토비들의 모습이잖아요.
어차피 되어야 할 패치라면 '경험치 비율은 많이 때린 사람이 많이 먹는다'는 기본전제를 깔고, 그래서 쩔이 부활할 여지를 배제하고 이를 보완할 조치를 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파티내 직업구성에 따라 계산을 다르게 하자든가, 힐링 보너스정도는 더 줘야 하지 않냐 라든가... 무턱대고 원래대로 돌려놔라고 하면 넥슨은 '우리는 뭐 생각없이 한 줄 아나'하고 영원히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4
이 패치 다음이 어떻게 되건간게 대략 1주일간은 입스타 병림픽이 불보듯 뻔합니다. 각 팬사이트를 중심으로겠지만 제가 살펴보니 네이버쪽의 카페에서는 이 경험치에 대해 말하는 글이 하나도 없습니다. 시사하는 바가 크죠. 그야말로 작은 우물에서 이리저리 싸우다가 흐지브지될듯 합니다. 그걸 노리고 있을지도 모르죠.
사실 저도 이렇다할 확정된 의견이 없습니다. 막 왔다갔다하는데 이것만큼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쩔이라는 것과 1:1파티라는 심프리에 너무 익숙해진건 아닐까? 하고. 지금팬사이트에서 나오는 것들이 만약 우리가 모두 동의하는 그 전제가 처음부터 고정된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틀린 사항인데 우리가 거기에 길들여진 것이 아닐까? - 하고 말이죠.
개인적으로 이렇게 말들 해도 담배 끊기 힘들듯이 어떻게든 1:1은 유지될 거라 생각됩니다. 대신 여기에 들어가는 메소량은 좀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 게다가 비숍은 굳이 쩔같은거 안해줘도 되고 지펜 풀파 사냥가도 됩니다. 이런 의문이 들죠. 그럼 왜 지금까지는 풀파 사냥안가고 쩔해주고 있었냐 하고. 물약값과 관련해도 우리가 너무 무리하게 사냥을 하고 있었던건 아닐까 하고...이런저런 생각들을 잇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죠. 우리가 '원래'라고 생각하는건 과연 맞는 것일까? 비숍이 원래 저런 역할인가? 격수는 원래 저렇게 사냥을 했었나? 원래 메이플의 파티는 1:1이 중심이 되어야 하나? 원래 비숍은 저렇게 돈을 버는 건가? 뭐 이런것들... 과거로 돌아가자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이 무조건 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도 이상합니다. '원래', '그동안'의 메이플은 어떘을지 이번 기회에 생각을 해보았으면 합니다. 이것이 실질적인 밸런스 정책으로 연결되는건 물론이고.
글이 길어지는데, 아무튼 이번 패치는 아무래도 유저의 기본적인 상식을 흔드는 패치라 생각됩니다. 근데 안하기도 뭐하단 말이죠. 뭐든 좋으니 여기서 소개할만한 좀 건설적인 방안이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죄다 반대만 하고 뭐 비숍이 문제네 격수가 문제니 하면서 의제 선정도 제대로 못하는 정치인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질 않나. 지금 필요한건 반대가 아닙니다. 보완패치를 어떻게 해야 되느냐 아닐까 싶습니다만...
근데 앜메 상향은 언제쯤 되는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