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멍구랑 냉이 누가 더 많이 캐나 시합하고 있었는데... 나를 엎고 있는 이 사람은 누구인걸까.
"누구세요...?" "...해원이." "대한아!" "해원이라니까..." "대한아..." "아씨! 해원이라고! 이 돼지 같은게... 기껏 업어주니까 딴 이름 불러대고 있어" [*1] "대한아! 나 정말 너 보고 싶었다. 너랑 제희랑 이사 간 다음부터. 나 매일매일 장독대에 올라가서 별보면서 빌었다. 너희들 만나게 해달라고... 엄마 만나게 해달라고... 우리 아빠 병 빨리 낫게 해달라고..." "...장독대위에 올라가면 소원이 이루어지냐?" "...근데 다 이루어져서 기뻐. 아빠병낫게 해달라는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아빤 돌아가셨지만 그래도 너랑 제희랑 엄마랑 다름이랑 주호랑 새아빠랑 만나서 정말 기뻐 정말이야."
...
"대한아... 그래도 좀 슬펐다. 나는 못된앤가부다. 좀 슬프더라. 너랑 제희 행복하라고 빌어줘야되는데... 난 정말 못되먹었다... 흑... 미안해. 그래도 내일부턴 정말 안그럴꺼야." "...유제희?" "...응?" "...아니다." "...대한아?" "나 해원이라고!"
...해원이?
허불떡! 나는 당장 반해원의 등에서 풀짝 뛰어내렸다..
"너...너...너!" "뭐가!" "왜 니가 날 업고있는 건데!" "누군 업고 싶어서 업은주 알어? 한다름이 기다리래놓구 안오잖어! 씹...내일 학교에서 때려 죽일주 알어" [*2] "뭐? 다름이를 죽인다구? 내 동생 다름이를?" "됐다. 됐어. 너땜에 나 집도 못들어가고 홍계동까지 왔다. 빨랑 텨 들어가. 훠어이이~훠어이~ "
그 ... 그런거였단 말이야?
"날 업어주다니...너도 보기보다 착한 구석이 있구나." "야! 나 집 못 들어 갈까봐 업어준거야! 착각하지마!" "그래도... 날 내다 버릴수도 있었는데 업어다 줬잖니." "그랬다가 원이한테 무슨 해꼬지 당할라고..." "?" "됐다... 씨...나 갈테니까 한다름한테 각오하라고 전해." "왜!" "죽이진 않을테니까 걱정마." "그게 무슨뜻이야! 우리 다름이를 어쩌려고!"
반해원은 대답대신 나를 노려보고서 저만치 사라져갔다. 어지럽다. 내가 저 아이에게 이상한 말을 한건 아니겠지. 다신...다신 술 먹지 않을테다!
[*3]
조심 조심 집에 들어왔을 때, 온집안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그리고 신발장에는 무서운 얼굴로 변신한 엄마와 굳은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아빠. 그리고... 이상한 미소를 머금고 날 바라보는 주호가 있었다. 또한, 해원이가 말하던 다름이의 방 안에선 내 동생 다름이의 요란스런 코고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정한경! 너 제정신이니?" "엄마, 죄송해요. 제가..." "기껏 안양 올라와서 한다는 짓꺼리가! 1살 어린 동생 꼬셔서 새벽까지 술먹고 들어오는거야?" "...네?"
*1 : 지금 이 울면서 하는 독백... 3인칭이었다면 해원이가 바라보는 장면으로 만들어서 표정 변화를 묘사할 수 있었을 텐데. 1인칭시점이라 우는 장면을 묘사해야 되기는 되는데...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2 : 귀여니의 글에서는 '--할 주 알어' 의 오타가 습관처럼 나오는군요. *3 : 장면이 너무 많이 잘린 듯 합니다. 아니라고 해도, 다음 문단의 첫 문장이 너무 어색하게 써진 것 같습니다. '조심 조심 집에 들어왔을 때, 온집안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처음 보는 순간, '왜 이리 허무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 *4 : '왠'은 '왜인지', 즉 '무슨 까닭인지' 정도의 뜻을 가집니다. 그리고 '웬'은 '어찌된, 어떠한, 어떤'의 준말입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놈에게 업혀서 들어왔잖아' 가 아니라 '어떤 놈에게 업혀서 들어왔잖아' 가 되어야 하겠죠? *5 : 오타이긴 하지만[당사자는 오타가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업다'와 '엎다' 는 뜻이 완전히 다릅니다. 자세한건 사전을 찾아 보세요.
2차 수정
...눈을 떴을때 나는 누군가의 등에 업혀 있었다.
분명히 멍구랑 냉이 누가 더 많이 캐나 시합하고 있었는데... 나를 업고 있는 이 사람은 누구인걸까?
"누구세요...?" "...해원이." "대한아!" "해원이라니까..." "대한아..." "아씨! 해원이라고! 이 돼지 같은게... 기껏 업어주니까 딴 이름 불러대고 있어."
"대한아! 나 정말 너 보고 싶었다. 너랑 제희랑 이사 간 다음부터. 나 매일매일 장독대에 올라가서 별보면서 빌었다. 너희들 만나게 해달라고... 엄마 만나게 해달라고... 우리 아빠 병 빨리 낫게 해달라고..." "...장독대위에 올라가면 소원이 이루어지냐?" "...근데 다 이루어져서 기뻐. 아빠병낫게 해달라는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아빤 돌아가셨지만 그래도 너랑 제희랑 엄마랑 다름이랑 주호랑 새아빠랑 만나서 정말 기뻐 정말이야."
...
"대한아... 그래도 좀 슬펐다. 나는 못된 앤가부다. 좀 슬프더라. 너랑 제희 행복하라고 빌어줘야되는데... 난 정말 못돼먹었다..." "흑... 미안해. 그래도 내일부턴 정말 안그럴꺼야." "...유제희?" "...응?" "...아니다." "...대한아?" "나 해원이라고!"
...해원이?
허불떡! 나는 당장 반해원의 등에서 풀짝 뛰어내렸다.
"너...너...너!" "뭐가!" "왜 니가 날 업고있는 건데!" "누군 업고 싶어서 업었는 줄 알어? 한다름이 기다리래놓구 안오잖어! 씹...내일 학교에서 때려 죽일 줄 알어." "뭐? 다름이를 죽인다구? 내 동생 다름이를?" "됐다. 됐어. 너땜에 나 집도 못들어가고 홍계동까지 왔다. 빨랑 텨 들어가. 훠어이이~훠어이~ "
그... 그런거였단 말이야?
"날 업어주다니...너도 보기보다 착한 구석이 있구나." "야! 나 집 못 들어 갈까봐 업어준거야! 착각하지마!" "그래도... 날 내다 버릴수도 있었는데 업어다 줬잖아." "그랬다가 원이한테 무슨 해꼬지 당할라고..." "?" "어휴... 됐다. 씨... 나 갈테니까 한다름한테 각오하라고 전해." "왜!" "죽이진 않을테니까 걱정마." "그게 무슨뜻이야! 우리 다름이를 어쩌려고!"
반해원은 대답대신 나를 노려보고서 저만치 사라져갔다. 머리가 어지럽다. 속도 메쓰껍다. 그리고... 머리가 아파서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가만? 내가 저 아이에게 이상한 말을 한건 아니겠지. 다신...다신 술 먹지 않을테다![*1]
조심조심 집에 들어왔더니, 온 집안의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현관에는 무서운 얼굴로 변신한 엄마와 굳은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아빠, 그리고 이상한 미소를 머금고서 날 바라보는 주호가 버티고 있었다. 아까 해원이가 말했던 다름이의 방 안에서는 다름이의 코고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려오고 있었다.[*2]
"정한경! 너 제정신이니?" "엄마, 죄송해요. 제가..." "기껏 안양 올라와서 한다는 짓꺼리가 1살 어린 동생 꼬셔서 새벽까지 술먹고 들어오는거야?" "...네?"
뒤쪽에서는 주호가 혓바닥을 낼름 내밀고선 방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다. 엄마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화 안났는데...화는 안나는데..." 많이 슬퍼... 많이 많이 슬퍼... 아빠야...아빠... 보고싶다. 아빠. 정말 많이 보고싶다...
[*1] 술에 취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문장을 추가했습니다. 더불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것을 나타냄으로써 뒷 문장과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되도록 했습니다. [*2] 이번 연재분중 가장 고치기 까다로운 2곳 중 하나군요. 문장중에 빠져먹은 '-의' '-이/가' 같은 글자를 꽤 많이 추가했고, 원문에서는 신발장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현관으로 고쳤습니다. ['신발장에는 ... 엄마,아빠,주호가 있었다.' 라고 하면 어색한 듯해서. 무슨 '우리 가족이 작아졌어요'도 아니고 말입니다.-_-;] [*3] 몰랐는데... 저거 마침표로 적었지만 읽는걸로 치나, 뜻으로 치나 물음표로 고쳐야 맞더군요. 놀리는 문장이면 물어야 될 텐데, 마침표로 하면 억양이 내려가는 억양이 되는 듯해서 물음표로 갈아버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놀림이란걸 함축적으로 찍어주는 '응?'도 넣었습니다.(순전히 제 취향이군요;;;) [*4] '너구리를 닮은' 을 작음따옴표로 묶어서 뜻이 더 명확하게 되도록 하고 또 강조도 되도록 했습니다.